‘변호인’ 600만에 담은 관객의 꿈, 아바타의 1362만을 넘어설 수밖에 없는 이유

송강호 주연의 영화 <변호인>이 개봉 보름 만에 600만이라는 관객 동원에 성공했습니다. 개봉 전 과연 흥행이 가능할까에 대한 우려는 개봉 첫날부터 깨졌고, 현 정권의 무능과 불통에 대한 분노가 더해지면서 거대한 관객의 힘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불통의 정치에 일침을 가하는 영화 <변호인>의 힘

현 정권의 불통과 독선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연말 한 대학생이 쓴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가 청년들에게 깨달음을 던져주더니, 영화 <변호인>은 분노를 어떻게 풀어낼지 모르던 국민들에게 친구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과거가 아닌 현실이 되어버린 30년 전 이야기 속에 수많은 관객들이 호응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단순히 영화가 주는 매력이 강력해서는 아닙니다. 그곳에서 하염없이 흘리는 눈물의 무게에는 현실의 답답함과 아픔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두환 시절의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의 현실이 그보다 더했던 박정희 시절과 다르지 않게 흘러가고 있음을 느끼는 국민들에게 <변호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침서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 권력이 국민을 억압하는 상황에서 30년 전 당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고 국민 앞에 섰던 한 변호사의 역할이 엄청난 힘으로 발전해 문민정부의 씨앗이 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군부독재가 이어지며 광주 시민들을 간첩으로 몰아 학살하던 시절 언론은 통제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81년 부산의 부림사건은 신군부가 정권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벌인 또 다른 광주학살 사건의 재현이었습니다. 군대를 이끌고 학살을 주도하는 식의 살육이 아닌, 국가보안법 조작사건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잠재우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습니다.

당시 악랄한 조작 검사로 활약했던 최병국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내며 승승장구했습니다. 무고한 시민을 공산주의 신봉자로 몰아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한 공로로 특혜를 받고 국회의원 배지까지 다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었습니다. 그런 악랄한 행동을 한 최병국은 여전히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최병국이 느끼는 현재는 과거 30여 년 전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회가 변하고 상황을 바뀌었다면 그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최병국과 같은 존재가 이렇게 당당해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과거 국가권력이 조직적으로 국민을 억압하던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그들의 뻔뻔함에는 이런 한국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 <변호인>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는 새해 첫날 600만이라는 엄청난 스코어를 찍었습니다. 개봉 보름 만에 600만을 넘긴 이 영화가 얼마나 흥행에 성공할지 현재로서는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영화 흥행 역사를 새롭게 작성했던 <아바타>의 1362만 명은 넘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첫날 개봉보다 뒤로 갈수록 많은 관객들이 몰리고 있는 이 영화는 구전의 힘과 현실적 답답함이 절묘하게 결합하며 무한한 동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변호인>이 한국 영화사상 최다 관객 기록을 작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는 박근혜 정권이 혁혁한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불통과 강압, 그리고 박탈의 정치를 하는 그들로 인해 <변호인>은 날개를 달았습니다. 사실 <변호인>과 같은 영화는 더는 흥행에 성공해서는 안 되는 영화입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하냐는 반응을 보여야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하지만 서글프게도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면서 현재 우리의 일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30년이나 더 지난 군부독재 시절의 이야기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 슬픈 일입니다. 누군가의 강요로는 600만이라는 엄청난 관객들을 불러모을 수 없습니다. 누군가의 사탕발림으로 극장을 찾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자발적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변호인>을 향해 문을 열고 있는 것은 현실이 과거 30여 년 전 독재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우리의 편이 되어 당당하게 국가권력의 만행에 맞서줄 변호인을 국민들은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자신의 안위와 부귀영화만 추구하는 정치꾼들이 아닌, 억울하게 국가권력에 의해 피해를 입고 있는 힘없는 이들 앞에서 국민의 권리를 주장할 변호인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 관객들의 염원과 현실적인 꿈은 결국 영화 <아바타>가 보유하고 있는 최다관객 신기록을 경신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세상은 영화로 표현되고 영화는 세상을 이야기 한다. 그 영화 속 세상 이야기. 세상은 곧 영화가 될 것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영화에 내재되어 있는 우리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 소통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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