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환자 위해 자정까지 운영하며 보람” 자정 약국 이동창 약사

자정 약국으로 지정된 월성사랑약국의 이동창 약사가 늦은 시간, 자신의 약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i 투자 : 밤 11시가 넘은 시간, 차를 몰고 먼 거리를 온 한 남성이 불이 켜진 상가 안으로 급하게 뛰어 들어갔다. 약국이다. 밤늦게 아이가 열이 나고 아파 애타게 약을 찾다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약국을 부랴부랴 찾아온 것이다. 운전하며 오는 차 안에서 약사에게 아이의 증상과 상태를 소상히 이야기한 덕분에 미리 준비한 약을 바로 받았다. 남자는 급히 뛰어나가면서도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여는 약국은 바로 ‘자정 약국’이다. 지난해 8월 대구약사회와 대구시의 협약으로 생겨난 자정 약국은 지역에만 현재 9개가 있다. 자정 약국으로 지정된 곳의 약사는 재량에 따라 낮에는 문을 열거나 닫을 수 있는 자유가 허락되지만, 미리 정해놓은 밤 9시부터 자정까지는 의무적으로 1년 내내 문을 열어야 한다.

대구 달서구 조암로에 있는 월성사랑약국은 이동창(39) 약사가 운영하는 자정 약국이다. 달서구에 있는 자정 약국 두 곳 중 한 곳으로 약국 한 편에는 ‘공공 자정 약국 지정서’가 걸려 있다. 이 약사는 언제 다급하게 상담을 요청하는 전화가 올지 몰라 휴대전화를 항시 지니고 근무한다. 도움을 청하는 전화가 오는 경우,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집에 있는 약 중에 복용할 수 있는 약을 골라주기도 하고 가장 가까운 자정약국을 안내도 해준다.

그는 “늦은 시간이라 약국을 찾는 이들이 낮처럼 많지는 않다”면서도 “밤늦게 약국을 찾는 분들은 아픈 정도가 심한 환자가 대부분이어서 자정 약국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손님을 기다리면서 이 약사는 의학잡지를 통해 새롭게 개발된 최신의 약에 대해 공부한다. 그는 “약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만큼 효과가 더 좋은 약을 구비해 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기억에 남는 손님으로 아픈 아기를 위해 늦은 시각 약국을 찾은 한 젊은 아빠를 이야기했다. 그는 “밤 12시가 다 되어 문을 닫으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애가 타는 목소리로 가고 있으니 문을 닫지 말아 달라는 부탁 전화를 받았다. 기다려 약을 조제해 드렸는데, 알고 보니 제 아이와 비슷한 개월 수의 아빠여서 심적으로 이해가 되고 보람도 느꼈다”고 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자정 약국을 계속 운영할 생각”이라는 그는 “약사의 의료지식을 토대로 조제한 약이 환자나 가족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 되지 않겠냐”며 “아픈 가족을 위해 밤늦게 약을 찾아 헤매는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원욱 시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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